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BEEF

2023. 5. 3. 08:00Regarder (보기)

친구 추천으로 보게 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스티븐 연의 출연만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많이 산 작품인 것 같다. 이 시리즈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부터 SNS에 '역시 스티븐 연' 이라고들 하며 올린 사진들을 봤었다. 사실 난 관심 없이 지나쳤던 것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출연진

주인공

  • 대니 조(한국명 조성현): 스티븐 연  
  • 에이미 라우: 앨리 웡 

 등장인물 (한국계 배우)

  • 폴 조: 영 마지노  (대니의 동생)
  • 아이작 조: 데이비드 최  (대니의 사촌형)
  • 조지 나카이: 조셉 리  (에이미의 남편)
  • 나오미: 애쉴리 박 (조던 포스터의 올케)
  • 에드윈:저스틴 민 (한인교회 찬양팀 리더)
  • 에스더: 앤디 주 (한인교회 여성도)
  • 베로니카: 앨리사 김(홍지희) (에드윈의 부인)

   (비 한국계 배우)

  • 미아: 미아 세라피노  (에이미의 사무실 직원)
  • 조던: 마리아 벨로  (포스터 기업의 재벌 오너)
  • 푸미 나카이: 패티 야스타케 (에이미의 시어머니)
  • 준 나카이: 레미 홀트 (에이미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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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한 줄 요약 

 '로드 레이지(Road Rage)'로 만나게 된 두 주인공, 서로 누구인지 찾아낸 후, 끊임없이 서로를 괴롭히며 보복을 이어나간다.  

 


제작, 감독, 극본을 모두 많은 이성진 작가는 본인이 실제로 어느 날 겪었던 로드 레이지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이 시리즈를 제작했다고 한다. 이성진 작가 역시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자다. 신호등이 바뀌고 출발하지 않자 흰색 BMW X3가 미친 듯이 경적을 울리고 욕을 해댔다고 했다. 그 차를 쫓아가야겠다고 생각만 했고 실제로 뒤쫓지는 않았는데 우연히도 그 차와 목적지가 비슷해 계속해서 같은 길을 달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차는 자기를 계속 쫓아온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바로 이 부분에서 작가는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겪는 현실을 우리가 늘 우리의 주관적인 잣대로 판단하고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BEEF를

주인공인 대니(스티븐 연)와 에이미 (앨리 웡), 대니(스티븐 연)는 한국계 2세 도급업자로 간간히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고, 에이미(앨리 윙)는 부유한 집안의 일본계 남편과 결혼하고 자기 사업을 키워내서 조금만 있으면 대기업에 사업체를 목돈에 넘기게 될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 둘은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그 내면을 차지하고 있는 분노와 우울함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서로 너무 닮아있기 때문에, 직면하기 싫은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상대방의 모습에 더 치가 떨리고 분노를 걷잡을 수 없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또 하필이면 두 사람의 분노 게이지가 꽉 차 있을 때 서로 부딪히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넘길 수 있었던 일 때문에, 계속되는 폭로와 거짓말, 외도, 폭력 등 걷잡을 수 없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스토리는 몰입갑을 주지만 보는 내내 어쩐지 불편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었다. 마지막 회에서 대니와 에이미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이 불편한 감정이 왜 드는지, 작가는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인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면서 그 당시가 몇 년도인지를 보여주는데 그로 인해 대충 나이를 짐작할 수가 있었는데 그 둘은 모두 우리랑 비슷한 또래였다. 그리고 분명 작가도 그러할 것이다.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데, 그러니까 너무 내 얘기 같아서 자꾸만 불편한 감정이 들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현재 해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갔을지도 모르다. 어린 시절에도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남편은 더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우리 세대는 왠지 모두 루저인 것 같다고 항상 얘기해 왔다. 우리 윗 세대들은 어렵고 힘들었고 아등바등했지만, 남들보다 조금만 노력하면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우리 아래의 흔히 MZ 세대로 거론되는 세대들은 모든 게 쉽다.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어려운 일을 굳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행복하게 살면 됐다. 굳이 대기업에 갈 이유가 없다. 근데 우리는 아니었다. 좋은 학교를 나와서 우리 윗 세대처럼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아니면 공무원이 되거나, 어떤 정도를 걸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설프게 M에 끼어서 Z 세대를 부러워하며 조금 흉내 내보고 싶어 하는 그런 중간에 끼인 세대가 아닐까. 이런 우리의 모습을, 우리의 이런 못난 점을 직시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아닌가 그래서 불편했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  

 

죽음을 거의 직면한 상태의 대니와 에이미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들은 트라우마의 유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 극 중에서 여러 번 나왔던 것 같다. 결국 자식은 부모로부터 트라우마를 유전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자식으로서 공감되고, 부모로서는 겁나는 이야기. 부모는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결국 자식에게 완벽한 부모일 수 없다. 그래서 결국은 자식은 그런 부모의 부족한 모습을 늘 미워하게 되고 말이다. 부모가 죽고 나서야 부모를 사랑하게 되는 자식들. 이것도 어쩌면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아온 우리 부모님 세대의 자식으로 사랑받기보단 인정받아야 했던 우리 세대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BEEF 명대사

 

내가 오늘 뭘 했든 안 했든 어디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으면 사람은 움츠러들게 돼.

 

준의 사랑은 흔들리지 않아. 그때부터 그 감정을 좇았어. 근데 애가 자랄수록 걔의 사랑은 점점 조건부가 되더라. 생각해 보니, 걔는 아기 때도 날 조건 없이 사랑하진 않았어. 다들 아기가 순진하고 귀여운 줄 아는데, 아니거든. 원하는 걸 곧바로 갖지 못하면 말이야.

 

행복해지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어둠 없이는 빛을 경험할 수 없고 공간이 없으면 형태도 없어. 내가 기억하는 한 살아 있다는 건 그런 거야. 

 

그러게, 뭐든 잡으려 하면 사라져 버려.

 

 

우리 몸은 영양분을 흡수하고 나서 모든 나쁜 것들은 대소변으로 싸버려. 근데 그걸 아기한테 한다고 어떨까? 부모들이 말이야. 트라우마를 싼다고나 할까.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은 죄다 맛이 간 거 알아? 그게 다 패스트푸드랑 사탕, 망할 놈의 간접흡연 때문이야. 우리가 사춘기 때 인터넷이 발명됐어. 집에서 독립할 때쯤에는 이더넷이 자리 잡았고 온갖 포르노, 미지의 영역...

굳이 찾을 필요도 없었어. 지천으로 널려 있었거든. 우린 실험실 쥐였다니까, 안 그래?

만약 우리 세대가 따라 한 포르노가 실생활에서 본 거였다면? 그럼 실생활이 포르노가 된 거지. 뭐냐, 디지털... 디지털 아날로그 브리지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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